러시아군이 수많은 어린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무기 '나비 지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리나 베네딕토바 (Iryna Venediktova) 검찰총장은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지역에서 대인지뢰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해당 대인지뢰가 집속탄 속에 담겨 러시아 군용기에 의해 투하됐다고 주장했다.
폭파된 나비 지뢰 더미 / Scientific American
현지 언론에 따르면 PFM-1 또는 Lepestok이라는 이름의 이 대인 지뢰는 구 소련에서 개발된 항공기 살포식 대인 지뢰로 살포에 유리하도록 날개가 달려 있는 모습 때문에 일명 '나비 지뢰(Butterfly Mine)'라고도 불린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주로 쓰였던 나비 지뢰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외형 때문에 어린이 피해자가 대량으로 발생해 '가장 비열한 최악의 무기'로 꼽힌다.
이에 현재 제네바 협정을 통해 금지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 지뢰 / Reddit
흰색, 하늘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에 나비 장난감 같은 모양과 손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사이즈로 어린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를 만지던 아이들은 온몸에 파편이 박혀 고통스러워하거나 현장에서 즉사했다.
더욱이 나비 지뢰는 액체폭약이 든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여타 지뢰와는 달리 제거가 불가능하다. 오로지 터뜨리는 방법뿐이다.
밟지 않아도 날개 부분에 일정한 압력이 가해지면 즉시 폭파하며 건드리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터지는 경우도 있다.
About the butterfly mines the Russians dropped outside Mariupol to kill and injure fleeing civilians. A thread.
— Dean Gloster (@deangloster) March 8, 2022
Once in 1986 in Peshawar, near the border of Afghanistan, when I was an alleged freelance journalist, a guy tossed a (deactivated) butterfly mine at my chest. 1/x pic.twitter.com/vAeBSvl8Yz
러시아군의 나비 지뢰 살포 소식에 전 종군기자 딘 글로스터(Dean Gloster)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비 지뢰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외곽에 떨어뜨려 달아나는 민간인을 죽이고 다치게 한 나비 지뢰는 1986년 내가 아프가니스탄 국경 근처 페샤와르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고 있을 때 목격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남자가 내 가슴에 (비활성화된) 나비 지뢰를 던졌다. 이미 폭발해 터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날아갈 것이 두려워 손을 뻗어 잡지 못했다"라면서 "나비 지뢰는 다리나 팔을 날려 희생자를 불구자로 만들도록 고안된 '발톱'이다"라고 묘사했다.
글로스터는 나비 지뢰가 이렇게 고안된 이유가 "상처받은 동료가 죽은 동료보다 사람을 더 느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량살상무기인 진공폭탄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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