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고 이후 출·퇴근 시간 '지하철 승강장'에 생긴 변화

by ㅝㅐ 2022. 11. 1.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삼 일째.

 

하룻밤 사이에 사망자가 늘어 오늘(1일) 오전 기준 155명이 참변을 당했다.

 

부상자는 152명으로, 이 중 중상자가 30명으로 파악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GettyimagesKorea

 

갑작스러운 대규모 사고에 전국에서 자식과 친구, 지인 등을 잃은 이들의 비명 섞인 울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옥철'이란 별명이 붙은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에도 변화가 포착됐다.

 

지난달 31일 SNS에는 지하철에서 변화를 느낀 이들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출·퇴근길 지하철에 생긴 변화..."공감합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원래 건대 입구역 환승 구간 계단은 퇴근시간에 내리는 사람, 타는 사람이 뒤엉킨다. 그런데 오늘은 계단에 사람들이 일정 간격 두고 서서 기다리면서 올라가더라"며 "내려오는 통로도 남겨두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이 교통정리 한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질서를 지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 트위터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만여 명이 리트윗하고, 7500여 명이 공감을 표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사당역에서 2호선 출·퇴근을 한다는 직장인 A씨도 해당 글을 본 뒤 "사당이 환승역이라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느라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전쟁인데 질서가 생긴 느낌이다"고 전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 이후 생존자·목격자를 비롯해 무분별하게 쏟아진 사고 당시 영상을 본 전 국민의 트라우마로 인한 현상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트라우마 증상 확인...안정 방법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살면서 두려웠던 경험, 끔찍했던 경험, 힘들었던 경험, 그 어떤 것이라도 있다면, 그것 때문에 지난 한 달 동안 다음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5가지 반응을 통해 스스로 PTSD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심호흡법과 나비포옹법, 착지법 등을 소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나비포옹법은 스스로를 안아주는 자세다. 두 팔을 X자 모양으로 교차한 후 나비가 날갯짓하듯이 양 손바닥으로 어깨를 톡톡 10~15번 정도 두드리면 마음이 안정되는데 효과를 낸다.

 

착지법은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쿵' 내려놓고 발뒤꿈치에 지긋이 힘을 주면서 단단한 바닥을 느끼는 것으로 이 역시 안정 효과가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유가족과 부상자·목격자 등 1000여 명에 대해 심리 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원단은 100명으로 꾸려져 1명이 10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정신심리 상담은 복지부 정신건강 상담 전화(1577-0199)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형현(29)씨는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한 뒤 31일 아침 출근길이 유독 버거웠다. 평일 출퇴근 때마다 타던 만원 버스와 지하철이지만 인파가 안으로 밀려 들어올 때마다 ‘압사’라는 단어가 자꾸 떠올랐다. 김씨는 “사람이 빽빽한데도 밀고 들어오는 지옥철을 경험하니 이태원 참사 같은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지 내가 운이 좋아서 사고를 당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이태원 참사 후 첫 평일 출근을 맞이한 직장인들이 ‘지옥철’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평소 사람들로 가득 찬 대중교통이 익숙해 압사 사고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하다가, 참사 이후 민감도가 커진 것이다.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서혜진(30)씨는 “주말에 참사 관련 기사들로 인구 밀집도가 높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 오늘 지하철을 타기 무서웠다”며 “회사 동료들과도 앞으로 만원 지하철을 타기 두렵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출근 시간 지하철 내에서 사고를 의식한 듯한 방송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서울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로 출근했다는 심아무개(32)씨는 “동작역이나 고속터미널역 같은 혼잡도가 높은 환승역에서 기관사가 ‘앞사람 밀지 말고 천천히 타길 바란다는 방송을 반복하더라”며 “그래도 여전히 급행열차 안은 빼곡했고 누구 하나 삐끗하거나 급정차하면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온라인에는 압사 사고를 막기 위해 팔짱을 끼거나 가방을 앞으로 메라는 식의 조언이 공유되고 있다.30일 미국 <시엔엔>(CNN)은 재난관리 전문가 줄리엣 카이엠의 말을 인용하며 “서울 시민들은 붐비는 공간에 있는 것에 익숙해서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 찬 것에 크게 경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대중교통 내 높은 밀집도로 인해 인파에 눌리는 현상은 서울 시민이라면 오래전부터 겪어온 일이다. 1990년 <한겨레> 기사에서도 지옥과 같은 지하철이라는 뜻의 ‘지옥철’을 찾아볼 수 있다.대중교통 밀집도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스엔에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열차가 연착해도 지각을 인정해주지 않는 직장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직장 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 등 한국의 경직된 근태 문화를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댓글